변화의 관성모멘트
모든 움직임에는 관성 모멘트(moment of inertia)가 있어 움직임을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기가 어렵다. 관성모멘트란 회전하는 물체가 회전을 지속하려는 성질의 크기를 의미한다. 움직임을 멈추려면 관성모멘트보다 더 큰 외부의 힘이 필요하다. 관성모멘트가 클수록 저항이 커지기 때문에 더 큰 힘이 필요하다. 방향을 바꾸려 한다면 얼마나 더 큰 힘이 필요하겠는가?
관성 모멘트보다 큰 외부의 힘이 가해지지 않으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윤웅석 Tweet
조직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관성모멘트가 존재한다. 정부와 기업에서 해마다 ‘변화와 혁신’을 외치지만 그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조직 내에 존재하는 변화에 저항하는 힘, 즉 변화의 관성 모멘트보다 더 큰 외부적 자극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습된 관행, 변화의 관성 모멘트
조직은 오랜 기간 동안 스스로 학습하여 지식을 축적한다. 이를 흔히 경험이라고 하며, 이 경험이 조직 발전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환경이 바뀌고 시대가 바뀌어 새로운 지식이 필요로 하기 마련이다. 과거의 경험이 관행을 만들어 내고, 이 관행이 같은 방법으로 일을 수행하려는 일종의 관성모멘트(moment of inertia)를 형성한다. 시대가 바뀌면 학습된 관행은 변화의 저해 요인이 된다. 이는 개리 하멜(Gary Hamel)과 프라할라드(C.K. Prahalad)교수의 화난 원숭이 실험(angry monkey experiment)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화난 원숭이 실험(angry monkey experiment)

이들은 실험에서 원숭이 5마리를 우리에 가두어 놓은 다음 천장에 바나나를 달아 놓고 줄을 매달아 놓았다. 원숭이들은 천장에 있는 바나나를 보고 줄을 타고 기어 오른다. 이때, 호스로 찬물을 뿌려서 떨어뜨린다. 몇 번이고 반복하며 못 먹는 바나나라는 것이 학습되어 지키는 사람이 없어도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학습된 원숭이 중에 한 마리를 새로운 원숭이로 대체한다. 그러면 새로운 원숭이는 아무도 먹으려 하지 않는 바나나를 먹기 위해 줄을 오르려고 시도 한다. 이때 기존 원숭이들이 줄을 타려는 원숭이를 끌어 내려 말린다고 한다. 일정한 간격으로 기존 원숭이를 새로운 대체하더라도 주변 원숭이의 제지 때문에 바나나를 먹으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마침내 물벼락을 맞았던 경험을 했던 5마리 원숭이가 모두 새로운 원숭이로 교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나나를 먹으려고 시도하는 원숭이는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화난 원숭이 조직은 개혁되지 않는다
이 실험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학습된 통제문화로 인해 아무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숭이 사회는 위계질서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숭이 집단처럼 권위와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일수록 통제문화가 강하게 형성되어 변화에 대한 저항이 크다. 최근 개혁에 저항하는 검찰조직이나 기득권을 지키려는 보수언론을 노골적 반정부적 기사를 쓰는 것도 이들 조직 모두 그 뿌리가 깊은 화난 원숭이 조직이기 때문이다.
변화를 위해서는 기존 틀이나 문화가 가지고 있는 관성모멘트 보다 더 강한 외부의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이 바로 우리 젊은이들인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득권을 가진 집단이 혹은 세력이 그 기득권을 버리는 변화와 혁신 추구 한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풀뿌리 혁신(grass root innovation)이야 말로 혁신적 변화를 이끌어 내는 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리 하멜이 2006년 12월 포츈 혁신포럼(Fortune Innovation Forum)에서 제시한 것처럼 바로 우리가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포용하고, 당연히 여겨지고 있는 통설(orthodoxies)를 파괴하고, 새로운 기준을 찾아야 하며 본보기(exemplar)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이런 문화를 수용하고 키울 수 있는 오픈 리더십을 갖는 리더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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